연합뉴스챗GPT 개발사이자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오픈AI가 공익법인(Public Benefit Corporation·PBC)으로 구조를 변경하겠다고 공식화했다. 향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기업으로 전환하고,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관계 재정립을 위한 단계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픈AI는 26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를 통해 내년에 추진할 기업 구조 개편 추진 내용을 공개했다. 현재 '비영리법인이 영리법인을 지배하는 구조'에서 '공익법인 구조'로 변경하겠다는 게 골자다.
오픈AI는 인간 지능을 뛰어넘는 인공지능(AGI) 개발을 위해 점점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따라 그동안 기업 구조 변경을 모색해왔다.
2015년 비영리 조직으로 설립됐지만 4년 후 AI 모델 개발의 높은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영리 자회사를 설립하고 비영리 이사회가 이를 통제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변경했다. 최근에는 660억 달러라는 막대한 투자를 유치(기업가치 1천570억 달러)하면서 투자자들의 수익 극대화를 위해 기업 구조 재편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공익법인(PBC)은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사회에 공헌하는 목표를 가진 기업 구조다. 하지만 목적을 추구한다고 대중에게 선언할 뿐 이를 강제할 법률적 의무 사항은 없어서 일반적인 법인과 큰 차이가 없다. 오픈AI의 경쟁사인 앤스로픽도 PBC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잘 알려진 기업으로는 친환경 의류를 만드는 파타고니아와 올버즈,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 등이 있다.
디인포메이션 등 외신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구조 변경으로 오픈AI 비영리법인과 MS는 공익법인의 주주 형태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인포메이션은 두 조직이 각각 25% 지분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했다.
PBC 전환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은 MS와의 계약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챗GPT의 성공으로 독립적인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는 오픈AI로서는 MS와의 계약이 해결돼야 계속 성장할 수 있어서다. MS 외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매출을 MS에 제공하는 구조도 바뀌어야 한다.
오픈AI는 과거 MS와 계약을 통해 매출의 20%를 MS에 지불해야 하며, 이는 총 920억달러를 지불할 때까지 계속된다. 또한 오픈AI는 모든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를 MS 것으로 사용해야 하며, 오픈AI가 개발자들에게 제공하는 API도 MS를 통해서만 제공해야 한다.
오픈AI가 통제 불가능한 영역에 접어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온다. 오픈AI는 올해 주요 공동창업자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영리법인 성격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고성능 AI 연구라는 기존 목적을 넘어 기존 기업들과 상품·서비스를 두고 경쟁하는 모습이 강해지고 있다.
휴머노이드로봇과 웨어러블 디바이스에까지 진출했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인류를 위한 책임감 있는 AI라는 비영리법인의 목적이 약해질 수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최근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밝혔다.
한편 AI의 '대부'로 불리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AI의 위험성에 대해 최근 다시 한번 경고했다. 그는 영국 BBC 라디오에 출연해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인류의 존망을 가를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기술 변화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며 AI로 인해 향후 30년 이내에 인류가 멸종할 가능성이 10~20%에 이른다고 진단했다.